내 나이 여섯 살 때
크지 않은 언덕 위에
작지만 너무도 예쁜
놀이터 하나 있었었지
거기엔 언제나 혼자
풀밭에 앉아
예쁜 꽃 찾아
노래를 부르던
여자애 하나
내 맘을 흔들었지
말 한번 하지도 못하고
단 한번에 맘을 뺏겨
어린 맘에 찾아든
이상한 감정에
잠까지 뒤척여
주먹을 꼭 쥐고
엄마께 말하고
그녀와 꼭 결혼하겠다고
내 나이 스물 여덟
시간은 금새 흘렀는 걸
동화속
공주님같은 얘기는
내게 너무 사치인 걸
이리로 가다
때로는 저리로 가다
계속해 뛰다 보면
어느 샌가 시간은 흘러
이렇게 나 미쳐가나
지나가는 시간을 잡고
한 번은 말을
걸고 싶은 건데
날 위해 한 번만
멈추어 주었으면
좋겠는데
내가 꿈꾸는 추억속으로
떠날 한 번의 기회
동화속 공주님을 위해
시간은 도대체
어디 살고 있을까
매일같이 넌
달리기만 하잖아
혹시 나 몰래 넌
햇볕 드는 창에서
쉬고 있진 않을까
어렸을 때 내가 훔친
어머니 지갑속 오백원
되돌려주지 않은
만화책들이 집에 세권
아무런 이유도 없이
약한 자를 때린 건 네번
난 거짓말을 매번
그냥 가책 없이 말했던
그때 그 장난끼 가득한
어린 시절에도
난 계속 사고는 쳤지만
내게 행복만
내 주변에 가득했지만
나 지금 내 모습 보며
쓴웃음만 또 지며
그때로 돌아가길
간절히 한 번
빌어보지만
시간은 도대체
어디 살고 있을까
매일 같이 넌
달리기만 하잖아
혹시 나 몰래
넌 햇볕 드는 창에서
쉬고 있진
않을까
어렸을 적 나는
고층건물 유릴
닦고 싶다고 그럼 난
하늘을 나는 기분을
느낄 수가 있다고
아님 커서 택시운전사가
난 될 거라고
그럼 난 세상 어디든지
여행 다닐 수
있을 거라고
아니면 난
구멍가게 주인이
되고 싶다고 그럼 난
내가 원하는 과자
마음대로 먹을 수가
있다고
이 세 가지 중 반드시
한 가지는 이루겠다고
그렇다고 내 일기장에
적혀 있다고
시간은 도대체
어디 숨어 있을까
단 한번만
붙잡고도 싶은데
언젠가 나 너를
보게 되는 그날에
내 작은 상자 안에 널
넣어둘거야
이렇게 나 너만 있으면
눈물 흘리지도 않을텐데
가슴 아픈 기억들을
모조리 되돌릴텐데
또 기억 저편에 보내
저 멀리 나를 보내고
오래 머무르며
그녀의 노래
들을 수 있을 텐데
아마 평생 내가 너를
보는 날은 오지 않겠지
세월이 흘러
주름이 지면
너가 말해주겠지
난 언제나 항상
너와 함께 했다고
다만 니가
몰랐던 것뿐이라고